1. 일시 : 2020년 5월 28일 - 6월 ~~
2. 작성자 : 동물생명자원학과_2014565027_최우진
3. 식물종류 : 청로메인상추, 적치마상추, 꽃상추
4. 사진 : 식물사진, 활동사진
5/28


상추를 재배치 했던 다음 날. 상추를 살피는데 왠걸 상처들이 되게 많았다. 아마 옮기고 다시 심으면서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줬던 것 같다. 사람에게도 그렇지만 상추에게까지 이렇게,,, 나도 모르는 상처를 주고 말았다.


나의 부주의가 이렇게 티가 난다 ㅠ ㅠ 다 비슷한 상처인 거 보니 잎이 꺾인 것 같은데 일단 뽑진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5/29

흙을 보충해줬던 날. 다시 심으면서 상추 주변만 높게 심어줬는데 그러다보니 윗뿌리가 살짝 노출 됐다. 뿌리도 덮고 좀 평평하게 해줄 겸 해서 흙을 더 넣어줬다. 날씨도 참 좋았다. 6/3

그냥 하루 한 번 물만 주고 내려오길 반복 하던 나날들 속에서 청상추가 살짝 이상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날. 검은점이나 누런 자국들이 엄청 많이 생겼다...

일단 좀 심한 녀석들만 뽑아줬는데 새로 나는 녀석들까지 좀 심하게 번져있었다😂 밭에서 기르는 거 보면 옥상에 키우는 것 같이 햇빛 많이 받고 물도 주고 똑같이 하던데 뭐가 다른 걸까... 받는 빛에 비해 영양분이 부실한 걸까...

계단으로 대피시켜 놓았던 다른 녀석들은 그나마 무사했다. 오히려 무성해졌다. 6/5

생각해보니까 원래 아예 붉은 색이었는데 안에서부터 초록색 잎이 자라고 있었다. 이거 적치마상추라고 해서 샀는데 정상인걸까?? 이제 먹어도 된다는 뜻이니 혹쉬?? 6/16

그렇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상추 친구들에게 소홀했다. 포스팅이 안됐던 것도 나의 게으름 탓이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처참한 1호밭..,)
가끔 물은 줬지만 죽겠구나,,, 하고 별 신경을 안 써줬던 녀석들. 나의 책임감이 이정도까지였나봐,,, 미아내. 잎 크기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완전 시들었다. 근데 이걸 또 어디다 둘 곳은 없어서,, 일단 맛이 간 잎만 좀 따줬다.

(숲이 되었어요)
계단에 둔 상추는 많이 변했다. 이 친구들은 원래 붉은 빛을 뽐냈었다. 근데 이젠 초록색으로 변하고 있다. 너네 형 모르게 나무가 되려는 거니?

나무가 되고 싶은 거니?
진짜 작은 나무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예전보다 식용인 것처럼 변하고 있긴 한데, 너네 너무 변해서 좀 망설여진다😏
5.관찰한 것
청로메인 상추가 있었던 1호밭이 전멸했다.
속상띠
6. 느낀점
무언가를 기른다는 건 크기에 상관 없이 꽤나 많은 노력과 애정이 들어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뇌이게 된다. 꾸준하게 관심을 주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건 덤이다. 사실 이 상추들을 기르는 이유도 굉장히 이기적이였다. 손수 열심히 길러서 가족들과 맛있게 먹겠다는 의도보다는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돈으로 키워서 어떻게 상 한 번 타볼까, 약간의 상금을 좀 벌어볼까 하는 마음이 컸다. 하다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프로그램도 뭔가 흐지부지 되는 느낌이 크니 저절로 관심이 끊겼던 것이다. 애초에 가족들과 상추를 먹겠다는 마음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키우면서 들었던 생각을 그럴 듯하게 매주 적긴 했는데, 완전 반쪽짜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상추를 키우면서 어렵다 느낌만 받았지, 어려움을 이겨내는 노력을 하면서 보람이나 뿌듯함을 느낀 적이 있었을까. 사랑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연애를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난 노력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하지'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점점 나도 모르게 내 입장에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과연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가 필요한 것들을 위해 배려하고 애정을 주기 위한 노력이었을까, 아니면 내 맘을 편하게 하는, 나의 만족을 위해서 하는, 반쪽짜리 노력이었을까. 그러면서 난 할만큼 했다는 마인드를 가지는 건 내가 했던 노력을 퇴색시키는 게 아닐까. 내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깊숙한 이기적인 마음 조차 무너뜨릴 거대한 존재가 과연 날 찾아오는 날이 올까. 아님 그저 내 노력이 항상 부족한 걸까. 상추를 키우다보니 리얼 별생각을 다한다. 근데 나는 원래 이렇게 뜬금 없는 거에서 뜬금 없는 생각을 뽑아내는 것 같다😏 프로그램이 끝나도 계단에 살아있는 상추는 계속 기를 것이다. 옥상에 있는 상추들은 미안하지만 아마 파뿌리로 대체되지 않을까 싶다.(파는 진짜 옥상에서 잘 자라고 실용성이 좋은 것 같더라) 옥상에 상추를 기르는 것이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던 1인,,, 남들이 쉽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무슨 일이든 늘 만만히 보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야무지게 준비하고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주 차 포스팅부터 쭉 읽어봤는데 코믹하고 호기롭게 출발한 상추 키우기 여정이 센치하고 한없이 진지한 사색의 시간으로 바뀌어 있다. 허허 난 역시 그런 사람인 걸까.
+
6/19
더운 날씨 속 어쨌든 이 프로젝트도 마무리하고 가족끼지 점심도 먹을 겸 옥상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가족들과 하나씩만 먹어도 이 아이가 사라질 게 뻔해서 그냥 나만 하나 따서 기념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리얼 한입 거리인 녀석쓰~

우선 밥에 야무지게 올린 후

고기와 구운 김치를 얹어서 한입에 쏙 넣었다.
뭐 이것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려나~

비록 가족들과 함께 먹을 상추를 제배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관리하며 식물을 길러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점심 한 끼를 함으로써 프로그램을 끝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바쁜 삶 속에 주위를 둘러볼 겨를이 없는 시간을 보내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취업을 위해 사는 건지, 나름의 길을 찾기 위해 사는 것인지.
바쁘다고 불평하는 삶을 살 것인지,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만들며 긍정적인 삶을 살 것인지.
상추들아 못난 형을 만나서 삼겹살과 함께 춤 추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서 미안해.
다음엔 더 좋은 주인 만나서 고깃집에서 보자 ㅎㅎ
늘 댓글 남겨주셨던 약학과 상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저 무채색의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사는 사회속에서도 따듯한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덕분에 웃으면서 한 주 한 주 포스팅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하고 진행하셨던 인성교육원 분들에게도 고생하셨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댓글 요정님들과 홈파밍 1인자 jo줴륌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상추들이 여러번 이사를 다니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죽은것 같아요
열심히 키운 작물들인데 정말 맘대로 되지 않죠?
이 과정에서 배운 많은것들 잊지 않으시면 좋겠네요~
쉽지 않았습니다. 역시 쉽게 쉽게 가려는 얄팍한 마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달았고,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만큼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되뇌이자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팁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영님!